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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금요일]

20200313()

박준 야고보 신부

독서: 창세 37,3-4.12-13.17-28 / 복음: 마태 21,33-43.45-46

 

 

내가 나를 아끼는 것 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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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예수님

오늘은 사순 제2주간 금요일입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고 벌써 세 번째 맞는 금요일인데요, 미사 중지 기간이 연장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일수록 평소 당연하다 여기던 것들, 가령 교우들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나 주일학교 학생들과의 즐거운 만남 같은 일들의 소중함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과는 달리 나태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반성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인이 맡겨 주신 밭을 정성껏 가꾸기는커녕 주인이 보낸 사자(使者)들을 무시했던 소작인들의 모습을 제 자신에게서 발견합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간혹 과음을 한 다음날 자책감과 자괴감에 빠지게 될 때면 오늘의 복음이 생각납니다. 나에게 선물로 주신 이 생명을 소홀이 대한 것 같은 마음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마치 당신이 소중히 가꾸신 포도밭처럼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흙으로 빚으신 육신과 당신의 숨으로 채우신 영혼이 합쳐져서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는 하느님께서 무척 아끼시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이 포도밭은 나의 쾌락이나 이기심만을 위해서 사용할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번 코로나 사태나 매년 돌아오는 사순시기 혹은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들을 통해 자신의 희생을 그 소출로써 봉헌할 기회를 얻음에도 그것을 무시하고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같은 악습과 죄를 반복해서 성찰하지만 또 반복해서 걸려 넘어집니다. 스스로의 의지가 부족할 때도 있고 주변의 환경이 그렇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복음의 소작인들처럼 혹은 예수님께서 비난하신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처럼 이 밭을 영원히 빼앗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당신의 진심을 명확하게 전달하시기 때문입니다. , 나를 가꾸신 하느님께서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 보다 더 나를 귀하게 여기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미 두 번이나 자신의 종들을 죽인 소작인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아들을 보낸 밭주인의 모습을 보며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나 자신을 아낀다고 생각하는 교만이나 이기심을 초월해서 나를 사랑하시는 듯합니다. 사순시기의 끝에 우리를 위해 돌아가실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그 진심을 확신하게 될 것이고 그 확신은 우리로 하여금 참된 회개를 하도록 이끌어 주기 때문에 우리는 이 포도밭을 소중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제 강론에서 저는 주임신부님의 마지막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참된 회개는 자신을 비난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눈뜸이다.” 밭의 주인께서 멀리 떠나계신 것처럼 느끼게 되는 요즘, 참된 회개가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를 아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눈 뜨게 되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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