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 로마에서 개최되는 전 세계 주교님들의 시노드를 앞두고 본당차원에서부터, 교구차원, 전국 차원에 해당하는 주교회의와 나아가 대륙별 차원의 순서로 하느님백성인 교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한 경청모임이 지난 1월부터 진행됐습니다.
우리 마두동본당은 경청모임 준비를 위해 먼저 주임신부님과 본당총회장님을 공동대표로 12명의 본당시노달리타스팀을 꾸렸습니다. 이후 6-7명 단위로 꾸려진 소그룹이 총 84개 팀이 모임을 했고, 본당신자 약 360여명이 참여해 두 번에 걸쳐 1차 본당 경청모임을 가졌습니다.
교구 차원에서 보면, 전체 86개 본당 가운데 72개 본당이 경청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본당들만이 아니라 그밖에도 평신도 사도직 단체, 교구 위원회를 비롯해 교구청 직원, 이웃 종교인, 시민사회단체, 농아선교회와 장애인 주일학교, 성소수자 부모모임, 여성, 지구 사제 모임, 탈북신자 모임 등 비신자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경청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전체 경청모임 참석자 수가 약 5천 명가량 되는데 우리 본당 참여자 비율은 교구 전체의 7.2%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리 본당의 경청모임 참여율이 높은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주임신부님의 적극적인 의지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올해 본당 사목 목표 가운데 하나인 ‘신앙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최대한 많은 신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말 그대로 경청하기 위해 소그룹 동반자 역할을 자임해 주신 본당 신자분들의 노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경청모임에서 이야기 나눈 주제는 ‘함께 걸어가는 교회, 함께 걷는 길의 동반자’, ‘경청’, ‘용기있고 담대하게 말하기’, ‘기도와 전례 거행’, ‘사명 안에서의 공동책임’, ‘식별과 결정’,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양성’ 등 총7개의 주제로 모임에 참여하신 신자분들이 신앙생활 하시면서 느꼈던 체험을 주로 다루었습니다. 경청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은 기본적으로 구역반 소공동체와 분과 등에서 일하시는 활동 신자들이 중심이었습니다. 본당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주일 미사 정도만 참석하시는 신자를 위해서는 주보 공지를 통해 희망자 신청을 받아 별도의 경청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1차 경청모임이 마무리되고 지난 4월 24일(일) 오후에 대성전에서 1차 경청모임에 함께 했던 동반자 52명과 1차 경청모임의 결과를 공유하고, 참여하면서 느꼈던 체험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날 동반자로 참여하신 분들, 참가자들의 체험나눔 영상을 짧게 준비했는데요, 경청모임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지향으로 진행됐는지를 짐작해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잠깐 같이 보시겠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여 주는 것처럼 1차 경청모임이 이루어졌습니다.
경청모임 기록지를 모아보니 총 185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었습니다. 앞서 1차 경청모임을 6-7명의 소그룹이 두 차례 모임을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경청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모두 말씀드리기 어려우니 “함께 걸어가는 교회”를 주제로 1회차 경청모임에서 나온 이야기의 핵심만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경청모임 질문 가운데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살아가면서 느낀 기쁨이나 깨달음은 무엇인지, 또는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신자분들의 나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많은 신자분들이 ‘혼자 참여하는 미사와 기도에서 공동체를 느끼지 못했다’, ‘나와 가정을 위한 기도가 우선이었다’, 무엇보다 코로나 2년을 거치면서 ‘혼자하는 신앙생활로 힘들고 지친다’는 나눔이 많았고, ‘교회가 나와 함께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봉사자들이 감투라도 쓴 양 권위적으로 느껴진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나눔도 있었습니다.
이런 나눔을 하신 분 중에는 그 과정에 본당 단체 활동을 접하면서 함께하는 체험을 통해 공동체를 느끼고, 힘을 얻게 되고, 신앙이 깊어지고, 본당활동에도 적극 나서게 됐다는 나눔이 많았습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홀로 지내다가 경청모임을 계기로 다시 본당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 힘이 된다는 나눔도 많았습니다. 신자 상호간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좀 전에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미사에만 참석하는 신자들, 새로 이사 와서 성당이 낯선 신자들을 환영하고 환대하는 분위기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는 말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봉사자들은 봉사할 사람이 없어서 한 사람이 몇 개의 봉사직을 맡아 힘에 부치고, 소진된다는 어려움을 나타내기도 하셨습니다. 결국 일반신자들은 서로 인사하고 환대해주는 본당분위기에 대한 갈증이 많으셨고, 봉사자는 봉사자 나름대로 봉사자 부족과 과중한 봉사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2년을 보내면서 이런 어려움이 예전보다 더 크게 부각됐던 거 같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4월 24일 2차 본당경청모임 내용까지 포함된 본당 보고서(첨부 파일)를 지난 5월 11일 교구에 보냈습니다. 교구 보고서 양식에 따라 총 6쪽으로 정리해 제출하였고, 185쪽에 이르는 84개 소모임의 경청모임 기록지는 부록(첨부파일)으로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5월 28일 의정부 한마음수련장에서 170여명의 본당대표와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들이 참여하는 교구차원의 경청모임이 있었습니다.
시노달리타스는 본당 경청 모임에 참여하고, 기록지를 남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대륙별 단계와 의안 채택과정을 거쳐 주교시노드 본회의가 개최되는 2023년 10월까지 계속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두동 신자들도 경청 모임이나 보고회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시노달리타스 활동을 통해서 발견해 낸 우리의 모습을 깨닫고, 본당을 중심으로 하느님 백성 간의 친교, 상호 환대와 봉사, 평신도 사도직 등 후속 과제 수행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에 본당경청모임을 하자고 했을 때 코로나로 어려운 시국에 꼭 이런 모임을 해야하냐는 불평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모임을 하면서 신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체험을 하면서 봉사자들은 새로 봉사할 힘을 얻게 됐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 미사 참석만 하셨던 신자분들은 성당에서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았는데 이런 모임을 통해 관심을 갖고 나의 신앙생활을 지지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체험을 하시면서 힘을 얻으셨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저희도 힘이 났습니다. 수개월 간의 경청모임 동안 동반해주시고 참여해주신 모든 교우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우리가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교회가 복음의 기쁨과 사랑이 체험되고 이웃에게 흘러넘치는 생명력 있는 공동체가 되리라 믿고 소망합니다. 이상으로 본당 경청모임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마두동본당 시노달리타스팀 .
◆교구에 제출한 본당경청모임 보고서와 1차 경청모임 기록지 전문은 첨부파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